스마트센서 연구팀을 이끌고 있는 손훈 KAIST 교수(왼쪽)와 연구원이 건축물 균열 감지 센서를 소개하고 있다. 스마트IT융합시스템연구단 제공
스마트센서 연구팀을 이끌고 있는 손훈 KAIST 교수(왼쪽)와 연구원이 건축물 균열 감지 센서를 소개하고 있다. 스마트IT융합시스템연구단 제공
건물의 균열 등 안전을 위협하는 이상 징후를 센서가 실시간으로 알려주고, 스마트폰에 대고 숨을 내쉬면 질병 유무가 진단된다.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21개 대학과 연구기관이 참여하는 ‘스마트IT융합시스템연구단’이 개발해낸 기술이다. 연구단은 다양한 분야의 과학기술을 정보기술(IT)과 결합하는 과제를 맡았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011년 연구단을 ‘글로벌 프런티어사업단’으로 선정해 매년 100억원을 지원했다. 지난 4년간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연구단의 주력 연구는 사물인터넷(IoT)을 통한 사회안전 시스템 구축이다. 스마트IT융합시스템연구단의 일원인 손훈 KAIST 교수팀은 교량이나 건물에 생기는 균열을 자동으로 감지하는 스마트 센서와 센서 간 무선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센서가 구조물에 초음파를 쏘는 방식으로 균열을 자동으로 진단하고 이를 중앙통제센서에 무선으로 전송한다.

이 센서는 작동에 필요한 전력을 태양광 패널을 통해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저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스마트 센서는 작업 환경이 위험해 인력 투입이 여의치 않은 원자로, 풍력발전기 등의 안전진단에 효과적으로 사용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토목공학과 IT가 결합한 사례다.

스마트 센서는 의료기술에도 적용된다. 김일두 KAIST 교수팀은 날숨으로 질병에 걸렸는지를 진단하는 센서를 만들었다. 음주 측정하듯 잠자기 전 스마트폰에 연결된 진단장치를 향해 숨을 한 번 내쉬는 것만으로 질병에 걸렸는지 진단할 수 있다. 병원까지 가기 어려운 경우 몸의 이상징후를 손쉽고 빠르게 파악해 위급 상황을 막을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날숨으로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것은 인체가 특정 질병에 걸렸을 때 특정 가스를 내뿜기 때문이다. 숨을 쉬면서 내뿜는 아세톤, 톨루엔, 일산화질소 등 휘발성 유기화합물 가스는 각각 당뇨병, 폐암, 천식의 생체표식인자다. 김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날숨 센서는 사람의 호흡가스 속에 포함된 다양한 휘발성 유기화합물의 농도를 정밀하게 분석해 질병의 유무와 종류를 판단한다.

내시경에 장착해 1초 만에 조직 검사할 수 있는 ‘초소형 현미경’도 개발했다. 연구단을 이끌고 있는 경종민 단장(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은 “스마트 센서는 IoT 시장의 성장을 이끌어 갈 전망”이라며 “스마트 센서를 통합 관리할 안정된 IT 플랫폼 구축과 운영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