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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렌드)사물인터넷, 기기 간 연결이 전부일까?
2015-12-14 11:12:13 2015-12-14 11:12:13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사물인터넷(IoT) 시대가 가까이 왔다. 스마트폰을 통해 집 밖에서 보일러나 전력 사용을 조작하고, 냉장고와 대화하기도 한다.
 
현재의 IoT는 기기를 연결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그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삼성·LG전자와 같은 전기전자업계뿐 아니라 SK텔레콤·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업계까지 IoT를 주목하는 이유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IoT 비즈니스, 서비스혁신을 통한 산업 리모델링' 보고서를 통해 "IoT 서비스 분야의 성장 가능성과 향후 전망에 대해 진단했다.
  
지난 10월 대전 유성구 LG유플러스 기술연구원에서 열린 대전 IoT 인증센터 개소식에서 한 연구원이 스마트매트를 통한 플러그, 스위치 제어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과거 통신 산업에서 핵심 시장은 네트워크였다. 네트워크의 진화와 더불어 단말과 서비스가 덩달아 발전했다. 네트워크 시장이 단말·서비스 시장보다 더 큰 시장을 형성했지만, IoT 시대에는 네트워크 시장은 작아지고 디바이스 시장이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전망대로라면 향후 시장이 네트워크 중심에서 디바이스 중심으로 전환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현재 출시되고 있는 IoT 디바이스들은 전구, 세탁기 등과 같은 기존의 디바이스에 통신 모듈이 추가되는 형식으로 등장하고 있다. 즉, 현재의 IoT는 아직 새롭게 창출되는 시장이 아닌 것이다.
 
보고서는 "스마트폰 이외의 다양한 디바이스들이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IoT 시장에서는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가 새로 나올 것"이라며 "디바이스보다 서비스에서 더 큰 신규 시장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까지는 정보 교환이든 콘텐츠 이용이든 사람이 직접 통신 기기들을 이용해 수행해왔으나, IoT 시대에는 이런 많은 일들을 통신기기들이 알아서 해 준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통신 기기를 통하면 사람이 직접 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감지하고, 더 많은 데이터를 분석해 사람보다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행동을 취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기존에는 할 수 없었던 일들이 가능해지며, 사회 모든 분야에서 서비스 혁신이 이뤄지고 모든 산업이 새로운 형태로 전환되는 계기를 맞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제4차 산업혁명은 IoT에 의한 산업변화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미래에는 IoT의 확산으로 4차 혁명이 일어날 것이며, 공장의 모든 설비와 기계가 통신으로 연결돼 통합된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팩토리가 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스템 기반의 제조는 생산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해 제조업 자체뿐 아니라 물류도 혁신을 이루게 해 완전한 소비자 맞춤형 산업을 이룰 수 있게 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IoT에 의한 서비스 혁신은 산업 영역을 가리지 않고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한 예로, 미국과 유럽에서는 차량의 이용과 운전 행태를 기반으로 보혐료를 산정하는 UBI(Usage Based Insurance)가 도입됐다. 이는 차량 이용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장치를 차에 설치해 운행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보혐료를 할인해주는 보험 상품이다.
 
운행량이 많지 않은 운전자들이 보험료를 절감할 수 있는 혁신적인 상품으로, 전 세계적으로 가입자가 지난 2012년 390만에서 올해 2100만으로 연평균 70~90% 급증하고 있다.
 
실제 GSMA 발표에 의하면 커넥티드카 이용자의 71%가 UBI 상품을 통해 보험료를 절감하고 있다. 평균적으로 월 보험료가 미국은 60달러, 영국은 106달러, 일본 43달러, 독일 120달러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UBI 상품이 5년 이내에 보험시장의 주류 상품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UBI 상품이 현재 출시되고 있는 PAYD(Pay As You Drive)에서 PHYD(Pay How You Drive)로 진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렇게 IoT 기술을 통해 보험산업에 혁신적인 상품이 나타났고, 이는 산업이 전환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 IoT 기술은 농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농업의 경우 IoT를 적용한 산업 리모델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농업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2.9% 수준에 불과하지만 전 세계 인구의 30%가 종사하고 있다. 노동생산성이 매우 낮은 분야인 것이다.
 
 
 
오는 2050년에는 인구는 90억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농업인구 비중은 20%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생산성을 개선하지 않으면 전 세계가 식량난에 처하게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농업 생산성 향상이 중요해진 배경이다.
 
한국의 경우 농업 생산성과 농업 인구 비중 측면에서 노르웨이, 스웨덴, 네덜란드 등과 같은 농업 선진국가 비교했을 때 큰 격차가 난다.
 
해외에서는 인구 증가와 농업인구 감소로 인한 농업 생산성 향상을 위해 IoT 기술을 통해 식물공장, 정밀농업 등 혁신적인 농업 모델이 도입되고 있다. 식물공장, 정밀공장의 생산성 향상이 공장 운영을 위한 비용보다 더 크면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보고서는 "실질적인 IoT 비즈니스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IoT를 단순히 IT 신기술 차원에서 새로운 ICT 시장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면서 "IoT는 1차 산업혁명에서의 증기기관과 같이 산업을 리모델링 할 수 있는 수단이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실제 각 산업에서의 당면 이슈에서 시작해 서비스 혁신을 위한 방법으로 IoT를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는 "최근 각광받고 있는 드론 역시 드론을 통한 물류 혁신으로 드론의 운영 비용보다 물류비 절감, 시간절약 등의 가치가 더 클 때 진정한 비즈니스로 인정받을 수 있다"면서 " IoT 기술을 활용한 소비자 관점의 서비스 혁신이 실질적인 IoT 시장 창출을 위한 방안으로 보고 IoT 비즈니스를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애신 기자 vamo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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