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의 한 베이커리에서 KT AI 통화비서가 고객의 요청사항을 받고 있다.   KT 제공
서울 성동구의 한 베이커리에서 KT AI 통화비서가 고객의 요청사항을 받고 있다. KT 제공
KT는 수년 전부터 통신 사업 의존도를 낮추고 종합 디지털 플랫폼 회사로 거듭나자는 의미의 ‘디지코(DIGICO·디지털플랫폼기업)’ 전략을 펴고 있다. 회사가 내년에 특히 힘을 줄 신사업은 인공지능(AI)과 로봇이다.

AI 분야에선 AI가 고객을 응대하는 ‘AI컨택센터(AICC)’ 사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구현모 KT 대표는 지난 10월 말 AI 전략 간담회를 열고 “2025년까지 AICC 분야에서 연매출 5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를 위해 올 4월부터 자사 고객센터에 AI 상담 직원 ‘보이스봇’을 적용, 운영해왔다. 보이스봇은 하루평균 10만 건의 전화 응대를 한다. 사람의 도움 없이 상담 처리를 완료한 비율이 70%에 이른다. 오랜 기간 AI 스피커 ‘기가지니’를 운영하며 AI 자연어 처리·음성인식 기술을 개발해온 덕분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고객센터에 축적된 데이터 양이 풍부한 것도 힘이 됐다.

KT 관계자는 “오랜 기술 개발 끝에 고객의 말 안에 숨겨진 의도까지 파악하는 AI 능동복합대화 기술을 확보했다”며 “내년부터 KT의 AICC 보급을 본격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KT 보이스봇은 신한라이프, NH투자증권, 우리은행 등 50여 개 기업과 34개 지방자치단체에서 활용 중이다.

KT는 소상공인 맞춤형 AICC 서비스 ‘AI 통화비서’도 최근 출시했다. AI 통화비서는 바쁜 업주를 대신해 고객 주문을 받고 처리해준다. 내년 300만 명 이상의 고객을 확보할 계획이다. AI 통화비서의 이용료는 부가가치세 포함 월 2만2000원으로 낮게 책정했다. 올해 가입하면 3개월간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로봇 사업도 KT가 심혈을 기울이는 분야다. KT는 자사의 AI 기술을 적용한 로봇을 호텔, 식당, 공장 등에 공급하고 있다. 식당 서빙로봇은 7월 판매를 개시했다. 현재 연 1000대 수준인 보급 규모를 내년엔 1만 대 이상으로 키울 계획이다. 전국 KT 지사 직원의 체계적인 대응으로 로봇의 사후관리(AS)까지 꼼꼼히 서비스할 수 있다는 게 차별화된 강점이라고 KT는 설명했다.

AI와 로봇 사업 확장 의지는 11월 KT의 인사에서도 엿볼 수 있다. KT는 AICC 사업을 본격 추진하기 위해 ‘AICC기술담당’이란 직책을 새로 만들었다. 로봇의 경우 이상호 AI 로봇사업단장을 상무로 승진시켰다. 아울러 ‘AI 로봇사업담당’과 ‘AI 로봇플랫폼담당’을 신설해 로봇 사업 조직을 강화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