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한국판 GPT-3 '초거대 AI 모델'로 내년 첫 상용화

AI콜센터 이후 기가지니·클라우드 플랫폼 등으로 확대 계획

방송/통신입력 :2021/10/25 16:28    수정: 2021/10/25 17:04

한글에 기반한 ‘초거대 인공지능(AI)’ 모델 집대성을 주도하고 있는 KT가 내년에 AI 콜센터 서비스를 시작으로 차츰 활용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KT가 지난 8월 개발에 착수한 초거대 AI 모델은 아직 초기 단계다. 올해 말까지 1차로 학습을 완료시키고, 내년 상반기 KT의 AI 콜센터 ‘AICC’에 이를 도입해 첫 상용화 사례로 선보인다. 앞으로 AI 플랫폼 ‘기가지니’, ‘클라우드 플랫폼’ 내 언어 관련 AI 엔진에도 KT표 초거대 AI가 적용돼 이들 성능을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구현모 KT 대표는 25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AI 전략 기자간담회에서 “5년 전 알파고 대국으로 시작된 AI가 최근 사람 수준으로 대화 가능한 GPT-3 수준의 초대형 AI로 발전하고 있다”며 “AI는 우리 경제와 사회를 빠른 속도로 바꿔놓을 핵심 기술로, 대부분 자사 사업 효율화 방안으로 활용하고 있고 있으나 아직까지 정착한 상용화 사례는 없는 것이 현 주소”라고 말했다.

구현모 KT 대표

이어 “AI로 새로운 사업 만들고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그렇게 할 수 있는 데이터와 기술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라며 “KT는 많은 투자를 통해 AI 기술을 굳건히 갖췄으며, 특히 AI 비서 기가지니로 시작해 AI 기술을 진화시켜 새로운 대화 기술을 연구 중”이라고 덧붙였다.

구 대표의 설명처럼 전 세계 IT 기업들의 관심사는 GPT-3와 같은 초거대 AI를 구축하는 것이다. GPT-3는 비영리재단 오픈AI가 구축한 자연어 처리에 관한 AI 알고리즘으로, 이전보다 더 빠른 분산학습과 추론학습이 가능해진다. GPT-3는 1천750억파라미터 규모로, GPT-2(15억파라미터)보다 훨씬 거대하다.

그러나 GPT-3는 영어에 대한 모델이고, 우리나라 기업들은 따로 한글에 특화된 초거대 AI를 개발해야 했다. 이에 국내 통신사, 인터넷 기업 등 산업계는 학계와 협력해 초거대 AI 구축에 뛰어들었다.

이를 위해 KT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KAIST, 한양대와 함께 ‘AI 원팀’을 결성했다. KT가 국내 최대 규모 콜센터를 운영하며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차별화 된 알고리즘을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여기에 ETRI가 보유한 한국어 AI 기술인 엑소브레인 원천기술을 발전시켜, 초거대 AI 모델에 적용한다. 향후 '2천억' 파라미터 이상의 모델까지 가능하도록 인프라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KT AI 전략 기자간담회에서 담당 직원들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효일 KT 커스터머부문 고객경험혁신본부장, 최준기 KT AI·DX융합사업부문 AI·빅데이터사업본부장, 송재호 KT AI·DX융합사업부문장, 옥경화 KT IT부문 IT전략본부장, 김치영 KT 융합기술원 AI연구소 AI 코어 1담당 대화기술2 프로젝트 팀장.

송재호 KT AI·디지털전환(DX) 융합사업부문장은 “초거대 AI 모델이 적용된 서비스는 일단 내년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AI 콜센터(AICC)를 시작으로 하나, 향후 KT가 가진 다양한 AI 기반 언어 서비스들에 적용해 발전시킬 수 있다”며 “AICC가 지난 몇 년간 공 들인 AI 기술들을 제대로 서비스하는 첫 시작”이라고 말했다.

이어 “초거대 AI와 관련한 서비스들은 내년부터 B2B, B2C로 상품화 해나갈 계획”이라며 “지난 2년간 매년 2천억원 이상 투자를 해왔으며, 앞으로 3년간 1조원이 넘는 투자 계획을 정확히 수립해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초거대 AI로 IPTV 시청자, 소상공인 같은 엔드유저가 사용하게 될 AI 서비스뿐 아니라, 개발자가 쓰는 AI로서의 상품가치도 높아진다. 클라우드 플랫폼 내 언어 AI 엔진들의 성능도 함께 올라간다.

자연어 처리 인공지능. (사진=오픈AI 홈페이지내 GPT-2 이미지 캡쳐)

최준기 KT AI·빅데이터사업본부장은 “KT가 개발하게 될 초거대 AI가 클라우드에 올라갈 것이냐고 물으면, 당연히 '예스'”라며 “향후엔 초거대 AI 모델을 적용한 기가지니를 클라우드 형태로 제공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 유통, 제조 등 다른 산업 영역의 기업들이 KT가 제공하는 AI 기술로 다른 IT 서비스를 만들 수 있도록 집중하고 있다”며 “2025년까지 AICC로 5천억원의 매출을 내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옥경화 KT IT전략본부장은 "이미 클라우드 상에서 AI 관련 API가 제공되고 있으며, 초거대 AI 모델이 완성되면 이 엔진들도 업데이트 될 것"이라며 "또한 현재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형 AICC가 제공되고 있는 것처럼, 클라우드 보안 인증을 받아 공공에 제공되고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들의 성능도 함께 증진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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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윤리나 편향학습 방지에 대한 연구도 초거대 AI 모델 구축과 병행해 진행할 계획이다.

김치영 KT융합기술원 AI연구소 AI대화기술 팀장은 “초거대 AI 모델이 생성모델을 기반으로 한 강화학습을 하다보니, AI 윤리 문제나 학습 데이터 정제에 관한 연구가 필요해질 것”이라며 “학습시 편향성을 검증하는 연구를 병행하고 있고, 이 연구와 동시에 어느 정도 결과가 나오게 되면 극대용량 언어모델로의 연구로 완전히 고도화 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